안테노르 = 디시그마
1977년.
한국 정부는 비밀리에 한가지 프로젝트를 준비합니다.
전 세계적으로 능력을 인정받는 로봇 분야의 전문가를 데려와 극비 프로젝트를 진행하죠.
여기서 프로젝트의 리더를 맡게 된 것이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재능으로 독자적인 프로토콜의 나노머신을 개발, 로봇 공학의 천재로 불리우는 '안테노르'라는 로봇 기술 공학자였습니다.
안테노르는 그들이 약속한 부와 명예, 그 모든 것에 관심이 없었지만 계속해서 연구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지원해준다는 말에 이 프로젝트를 맡게 됩니다.
프로젝트의 팀원은 소규모였습니다. 극비 프로젝트이니 그럴만도 하죠.
팀원들과는 좋든 싫든 계속해서 마주하고, 의견을 주고 받고, 때로는 언쟁을 벌이다가도 때로는 함꼐 왁자지껄하게 식사를 즐겼습니다.
아무렴요, 장기 프로젝트이니 그럴 수 밖에요. 미운 정이라도 들 수 밖에 없는 곳입니다.
안테노르 또한 그들 속에 섞여가긴 했으나, 어디까지나 대외적 관계만을 위함이었습니다. 그들에게 큰 애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습니다.
단 한 명, 히파티아를 제외하고요.
히파티아는 이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또 하나의 중심이었습니다.
안테노르가 기계를 다루는 데에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다면, 히파티아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데에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습니다.
그 누구도 히파티아보다 인공지능을 보다 사람답게, 보다 감정적으로, 지적 생명체와 동일한 수준으로 만들어낼 수 없었습니다. 경이로울 수준이었지요.
그렇기에 안테노르는 히파티아에게만 관심을 보였습니다.
히파티아 자체가 아닌 히파티아가 다루는 인공지능의 영역과 기술, 그리고 재능이었지만요.
그러나 그것이 도화선이 되듯 결국에는 히파티아라는 사람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, 어느순간 안테노르는 이것이 사랑임을 깨닫습니다.